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부딪히는 고민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어떤 콘텐츠를 올려야 할까'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방문자를 늘릴 수 있을까'이다. 원칙만 말하면 이 둘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콘텐츠를 올리면 방문자는 자동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은 콘텐츠를 올리기 어렵고, 좋은 콘텐츠를 올렸다고 해도 방문자가 늘어나는 데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어렵고, 구체적으로 실적을 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에 보도자료나 브로셔 같은 것들을 올리고 있다. 그나마 이런 자료라도 있는 기업의 블로그 운영자는 행복한 편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보도자료가 있다 해도 뜨문 뜨문 나오고, 제대로 된 브로셔를 갖춘 곳도 없는 실정이니 블로그 운영하기가 참 갑갑스럽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와 관련 없는 콘텐츠를 가져다 쓰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콘텐츠를 어떻게든 가져다 놓으면 블로그 방문자는 늘어나니, 실적을 메우기에는 꽤 좋은 방법이 되는 셈이다.
많은 블로그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기업 블로그에 '보도자료나 브로셔, 블로그와 상관없는 콘텐츠는 올리지 마라'고 한다. 사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이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올리는 것이 무의미하고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블로그의 본질적인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이 말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블로그의 장점이 검색을 타고 들어오는 것인데, 어떤 정보라도 검색에 걸리게 해야 블로그 방문자도 늘고, 방문자가 늘어야 콘텐츠도 읽힌다는 것일 게다.
사실 마케팅 액션에 있어서 옳고 그른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똑같은 방법일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효과가 있고 또 어떨 때는 없기 때문에 맞다, 틀리다를 논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업은 이 두 가지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섞어 쓰는 것이 현명하다.
바른 먹거리로 유명한 풀무원 블로그는 보도자료와 콘텐츠를 적절히 섞어 쓰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풀무원 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제품, 행사 등 언뜻 보기엔 재미없는 사실들을 재미있게 풀어내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예컨대 '두부 포장재 속에 들어 있는 물, 마셔도 되나요'라는 소재의 포스트를 보자. 기업 입장에서 '두부에 있는 물은 먹어도 되나'라는 일종의 부정적일 수도 있는 얘기를 소비자의 궁금증을 내세워 스토리로 풀어냈다. 덕분에 이 포스트는 메타 블로그에 노출되면서 하루에만 1만 명의 방문자를 이끌어 냈다. 이와 함께 풀무원은 보도자료도 꾸준히 올리고, 관련 정보가 쌓이면서 검색을 통한 유입도 꽤 늘어나기 시작했다.
보도자료와 스토리 텔링 콘텐츠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풀무원 블로그
* 이 원고는 월간 IM 2008년 7월호에 투고된 기사의 원본입니다. 잡지에 실린 글은 지면 제약 때문에 편집된 부분이 좀 있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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