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앞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유용한 툴'이 된다는 것은 비즈니스 블로그 팩토리의 존재 기반이 되는 중요한 논리입니다. 비즈니스 블로그 팩토리의 운영 책임자이며 데스크(편집장)를 맡고 있는 '짠이아빠'의 경우 다년간 웹에이전시에서 기업 홈페이지를 만들며 느꼈던 고객과의 소통 논리의 모순을 아주 절실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 블로그는 그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명쾌하면서도 진실된 수단이라는 소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례를 하나, 둘 올리면서 아쉬운 점은 국내 기업들의 사례가 별반 없다는 것입니다. 국내의 경우 모두 개개인별로는 블로그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잘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아쉽게도 기업 입장에서의 활용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본의 사례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 일본의 뉴스가 태반을 이룬다는 것. 양해를 바랍니다.. ^^
블로그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키타무라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일본의 한 카메라 체인점입니다. 일본이 전세계 카메라의 중심국이라는 것은 모두 아실 겁니다. 캐논, 니콘이 선도해온 일본의 주요 광학 관련 산업은 2차 대전 이후 독일로부터 그 주도권을 넘겨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독일의 주요 브랜드를 사들이면서 알게 모르게 핵심 기술을 이전 받아 지금은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영역을 공고하게 다지고 있죠. 광학분야는 현대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야이며 그 부가가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눈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카메라와 렌즈뿐만 아니라 우주공학에서부터 해저삼만리까지 굉장히 넓은 분야에서 광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카메라 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소비자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바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빅카메라'와 '요도바시 카메라' 같이 잘 알려진 유통업체에 비해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키타무라'는 카메라 유통업체 중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워낙 강력한 선두 주자들이 있기에 말이죠.
그런데 놀라운 것은 후발이라고 해도 일본 내 점포가 무려 560개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점포가 모두 블로그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운영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정말 두번 놀라게 되더군요. 아예 본사에서 매 점포마다 일주일에 2건 이상씩 업데이트하라는 것이 운영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실제 전국적인 점포망을 가진 업체가 중앙에서의 일관된 지휘아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키타무라에서 그 첫 사례를 발견했고 나름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키타무라 홈페이지
키타무라는 용감했다!
대기업의 경우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훨씬 유리합니다. 사원 개개인이 블로그를 분양 받으면 그 숫자만 하더라도 엄청나고 블로그마다 올라오는 정보량 또한 엄청날 수 밖에 없어, 중소기업에 비해 압도적일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약점도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영자와 홍보 담당자들은 사원들 개개인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효과보다는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더 큽니다. 때문에 아무나 쉽게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대기업의 아킬레스건은 여기입니다.
키타무라는 용기를 냈습니다. 과감하게 인프라를 만들고 560개 점포에 블로그를 하나씩 만들어준 후 그것을 이용해 적극적인 지역 정보를 전파하게 한 것입니다. 주로 업데이트되는 내용은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사진전시회와 사진동호회 소식, 중고 카메라 매물 안내와 신제품 입하 안내 등 카메라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을 전하게 된 것입니다.
구글을 'カメラ(카메라)'로 검색해보자!
일본만 하더라도 구글검색을 많이 이용하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키타무라의 점포 블로그 개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각종 검색에서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하던 '키타무라'라는 브랜드가 구글 검색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본어로 카메라라고 입력한 후 구글 검색을 하면 현재는 일본 최고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가각쿠닷컴(가격닷컴)'이 1위에 그 다음에는 위키피디아의 '카메라'가 2위 그리고 '낙쿠텐' 3위를 차지하고 다음번으로 네번째에 '키타무라'가 올라옵니다.(2007년 3월 23일 오전 기준) 지금은 조금 떨어진 결과인데 올 초만 하더라도 키타무라가 점포 블로그의 영향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고 하더군요. 인터넷과 오프라인의 강자들을 다 밀어내고 2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키타무라는 블로그 마케팅에서 성공한 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같이 SEO(검색엔진 최적화)가 자연스럽게 효과를 보는 경우는 기획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일단 점포 블로그들은 키타무라 온라인 샵 내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개별적인 독립 도메인 전략이 아닌 온라인 샵 내부 도메인으로 실제 검색엔진 입장에서 본다면 키타무라 홈페이지가 무척 자주 업데이트 되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게 SEO의 첫번째 핵심입니다. 각종 검색 키워드에서 노출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에서의 점유를 높일 수 있는 첫번째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 올라온 정보 내용
온라인 샵 내부에 포함된 점포 블로그
지역별 점포를 가진 기업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에서 각 점포를 알려주는 방식은 천편일률적입니다. 전국 지도가 나와 지역별로 클릭을 하면 해당 지역의 점포 리스트가 나오고 그 리스트를 클릭하면 간단한 매장 정보와 지도 혹은 약도 정도가 나오는게 전부입니다. 과연 이게 고객친화적인 방식일까? 참 많은 고민을 해보지만 홈페이지 구축의 특성 상 간결하게 그리고 프로젝트 금액 전반에서 결국 별 다른 기획을 적용하기보다는 남들 하는 만큼은 하고 빠지는게 현재의 홈페이지 구축 사업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키타무라는 여기서 발상을 전환해 창조적인 기획을 이끌어냅니다. 초기화면의 지도는 UI적으로볼때 그 이상의 솔루션은 없다고 봅니다. ^^ 클릭시 해당 지역의 점포 리스트가 나오는 것도 어쩔 수가 없지만 키타무라는 전국일때와 지역으로 나뉠때 각각의 점포별 정보의 시간별 리스트를 자동으로 뿌려줍니다. 물론 홈페이지에서도 그런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각 매장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들이 메타 블로그처럼 한 화면에 일시에 뿌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해당 정보에는 점포명이 표시되게 되어 있어 고객들이 어느 지역의 어느 점포 이야기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키타무라가 이러한 정보를 중앙통제식으로 했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졌을까요? 560개 점포에서 올라오는 각종 행사 및 정보를 모은다는 것 조차도 힘들고 통제된 게시판을 활용해 각 점포에서 올리게 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정보의 전파력으로 볼 때 홈페이지의 한 부분이라는 의미로 축소되고 말 것입니다. 더구나 각 점포들은 자신들의 정보를 자신들의 고객을 위해 별도로 제공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중앙에서 운영하다보면 점포들을 위해 다양하게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았을 것이기에 원활한 정보 제공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개별 점포의 블로그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개별 점포의 모든 내용이 별도 도메인을 가지고 운영되는 것이 아닌 키타무라 하위로 떨어짐에 따라 모든 검색에서 키타무라가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힘을 제공해주게 된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들어온 지역 고객이라도 지점 블로그가 있어 지역에 친화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모두 흡수한 것이죠.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제잡고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물론 키타무라 점포 블로그에는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 면에서 퀄리티가 조금 떨어집니다. 획일적인 적용은 좋으나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이 적용된다면 UI나 미적으로 훨씬 매력적인 블로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내용적으로도 개별 점포에서 담당하는 담당자들의 퀄리티가 천차만별이다보니 정보의 질에 문제가 많습니다. 어떤 곳은 포스터를 크게 스캔해서 올리는 경우도 있고 문장이 한줄로 쭉 늘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가이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프로 블로거에 의한 지역별 기사 포스팅도 한다면 위력은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카메라나 렌즈의 사용기부터 시작해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카메라 하나에서도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점포 블로그라는 컨셉이지만 더욱 발전시키면 카메라를 중심으로 하는 풀뿌리 전문 미디어의 역할도 나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전역의 560개 점포라면 전국지 수준의 정보를 올리는게 가능하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마니아가 전국의 할리샵을 투어하면서 그 지역 정보로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것처럼 전국 560개 점포라면 프로 사진가의 투어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듯 싶고 각 점포별로 유명한 단골 사진작가의 이야기만 올려도 엄청난 데이터가 될텐데 그런 콘텐츠에 대한 기획은 전무하다는게 아쉽더군요.
이제 만들었으니 채워야 한다!
홈페이지를 처음 제작할때는 콘텐츠 전문가들이 만드는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일이 언젠가부터는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의 손으로 중심이 이동되어 지금의 홈페이지들은 대부분 내용은 없는 겉만 화려한 홈페이지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더구나 그런 내용적인 완성도에 대해 관심이 없는 기업 담당자들이 너무나 많다는게 더 큰 아쉬움입니다.
키타무라도 좋은 틀은 만들었다고 봅니다. 아이디어도 좋았고, 초기 개발 기획도 좋았고 각 점포들이 자신들의 블로그를 운영할 준비도 다 되었다고 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과연 무엇이 관건일까? 바로 콘텐츠입니다. 지금부터는 얼마나 잘 만들어진 좋은 알짜배기 콘텐츠를 확보하느냐가 핵심이 되겠죠. 특히 각 점포별로 사진촬영 포인트를 소개하는 콘텐츠만 릴레이로 만들더라도 엄청난 데이터가 될 것입니다. 여행과 사진을 연계한 콘텐츠 아이템도 괜찮을 것이구요.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차원에서는 그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가 기획되고 채워져야만 진정한 블로그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잘 기획된 그룹 블로그 매니지먼트를 하려면 그에 따른 운영 매뉴얼도 손을 봐야합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포나 종업원들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고 월마다 최우수 블로그 점포 혹은 최우수 블로거 등을 시상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약간 일본식이긴 하지만 그렇게 선정된 점포에는 점포 입구에 명판을 달아주고 그런 종업원에게는 특별한 명패를 달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더구나 일회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제한으로 수상이 가능하도록 해서 횟수별로 별을 달아주고 년간 평가해 별이 많은 경우 년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점포 블로그를 활성화 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당연히 본점 입장에서는 지역 점포의 활성화와 본점 온라인 샵의 활성화가 동시에 가능하기에 비용을 지속적으로 써야하는 광고보다는 훨씬 영양가 높은 마케팅 방법이 된다는 것. 그런 측면에서 키타무라는 시작은 무척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이나 블로그를 만들 수는 있지만 무얼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기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 성공을 앞당기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잊지마시길 바랍니다. /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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