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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Contents LAB/Social Media MKT

소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이유

10년 전 처음 차를 샀다. 아직도 잘 타고 있기에 별문제는 없지만, 10년이 지나니 차에서 느껴지는 노화현상이 장난 아니다. 또한, 10년의 세월동안 자동차의 트렌드도 많이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 몇 년만 지나도 새로운 디자인이 등장하니, 10년 전 차가 촌스러워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촌스럽다고 느끼는 감성은 어찌보면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유독 대한민국은 신차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좌우지간, 차를 구입했던 지난 10년 전의 나로 다시 돌아가봤다.

구매를 결정하는 포인트는 역시 <주변의 평판>

차를 살 때는 판매사원을 소개받든지 아니면 대리점에 가서 전시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흥정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솔직히 판매사원과 연락을 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해 전시차를 볼 정도가 되면, 누구나 마음의 절반 이상을 뺏긴 차가 있다는 의미다. 그때부터 보통의 소비자는 그 차가 좋다는 정보만 귀에 쏙쏙 들어오기 마련이다. 내 기억으로 10년 전 차를 살 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주변의 평판이었다. 당시 차는 처음 사는 것이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주변 사람의 평판에 의존해 지금의 차를 샀다.

이제 10년이 넘으니 연말에는 차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선택의 폭은 정말 넓다. 그래서 더 주의 깊게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먼저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은 <길 위를 달리는 차>였다. 마치 지나가는 예쁜 아가씨를 본 것처럼 나도 모르게 시선을 끄는 차들이 있게 마련. 제조사 홈페이지에 있는 영화 같은 동영상이나 TV, 신문광고도 이제는 그런 매력이 없다.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쏟아내는 시승기도 그저 참고 정도로 활용하는 수준. 그래서 <길을 달리는 차>와 <차에 대한 경험자의 평판>을 유심히 경청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10년 전과 똑같이 평판에 의존하는 나를 보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10년 전과 비교해 평판 정보를 입수하는 방법이 사뭇 달라졌다는 것이다.

생생한 경험치를 찾아볼 수 있는 구글 블로그 검색


10년 전 차를 살 때만 해도 주변 사람을 만나 의견을 묻고 들었지만, 이제는 블로그에 있는 구입기나 트위터를 통해 좀 더 많은 경험자와 접촉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차의 장점보다도 문제점을 먼저 알게 되는 경우도 허다할 만큼, 이제 온라인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평판 정보는 소비자에게는 구매를 위한 바람직한 판단 근거가 되지만, 기업과 브랜드에게는 기존 마케팅과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소비자 웅성거림 시대의 <기업의 선택>

기업과 브랜드 입장에서는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가 웅성거리는 소셜네트워크 혹은 소셜미디어를 이제는 내버려둘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상업적인 소셜네트워크 활동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닛산 자동차는 프리미엄 경차인 티이다(TIIDA) 블로그를 상당히 오래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이제 놀랄 일이 아니다. 닛산의 티이다는 브랜드 블로그에 고객의 블로그 포스트를 <최신 입소문 정보>라는 카테고리로 수집해 보여주고 있다.

닛산의 티이다 브랜드 블로그


포드의 피에스타(Fiesta)도 차와 관련한 트위터의 재잘거림과 Flickr 사진, 동영상, 블로그 포스트를 하나로 모아 차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상당히 모험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고객의 코멘트가 절대 달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때론 무척 쓴소리도 들어야 하고 그것이 확산하는 것을 두 눈 뜨고 쳐다만 봐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쓰다고 하지 않았나? 용비어천가만 듣다 보면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스스로 조금씩 썩어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그러한 쓴소리를 어떻게 기업 활동에 약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더욱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포드의 피에스타가 수집하는 다양한 고객 스토리


기업은 광고와 홍보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지만, 이제 스마트한 소비자는 더는 예전의 마케팅 방식으로는 감화되지 않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래 마케팅의 전제이다. 기업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소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더욱 전문적으로 세분화시켜 자신의 조직에 옵티마이즈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간과하는 기업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고객의 호감을 뛰어넘는 공감을 얻을 수 없으면 결국 고객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고 모든 기술은 공개되어 있다. 그리고 열쇠는 이제 당신 손에 쥐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