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흑백으로 보던 '우주소년 아톰'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비록 로봇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람같은 아톰에게서 사실 로봇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친구의 이미지가 강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기계문명의 발전으로 이미 산업현장 곳곳은 로봇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하기 힘든 험한 일에서부터 아주 정밀한 분야까지 로봇의 활약은 다양하죠. 이렇게 로봇의 쓰임세가 많아지면서 실로 로봇을 만드는 산업도 나날이 그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로봇공학은 정밀과학과 기계공학, 산업디자인에서 의학기술까지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는 기계적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서히 가정용 로봇들도 등장하고 있고 예전처럼 기념비적인 테스트 모델이 아닌 실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 일찍 모 전자회사의 애프터서비스 센터에 갔더니 조그마한 로봇 청소기가 사무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고 직원들은 잘도 피해 다니며 이제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는데 웬일인지 전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와카마루 홈페이지, 우측에 블로그 포스트를 제공한다
아직은 보통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콘셉트인 홈 로봇 와카마루는 '21세기는 로봇의 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홈 로봇을 개발 중인 미쯔비시중공업의 작품입니다. 본 블로그가 오픈한 것은 미쯔비시가 와카마루를 선보인 2005년 9월 15일. 발표 기자회견에 맞춰 오픈한 공식 블로그입니다. 처음에는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매니저에 의해 운영되기 시작해 중간 중간 계속 운영자(Storyteller)가 바뀌더군요.
와카마루는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로봇의 색상인 노란색을 배경으로 와카마루에 대한 기본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왜? 홈페이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추가적으로 운영하고 있을까? 바로 이점이 시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국내에서도 담당자들은 대부분 홈페이지가 있는데 왜? 블로그를 또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난감한 입장을 표하는 경우가 있고 중복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와카마루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는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뉴스 링크도 있고 그 옆에 블로그의 최신 포스트도 같은 비중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과연 중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일까요?
와카마루 공식 블로그
누구나 이해하시겠지만 홈페이지는 업데이트가 늦고 힘들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또한 누구나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는 이미 CSS를 규정해 놓은 XHTML을 이용해 콘텐츠를 발행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메시지 작성 및 전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장점 하나만이라도 와카마루 블로그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블로그의 구성은 좀 엉성하고 효율적이지는 못해도 미래의 고객들과 로봇을 연결시켜주겠다는 의지적인 메시지가 느껴져 마음이 순간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정보 발산의 장점과 더불어 실제로 홈 로봇이라는 다소 생소한 영역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정보를 전파해 미래의 홈 로봇 시장에서 우월적 브랜드로 자리하겠다는 기업적 의지도 살짝 엿보입니다.
이 블로그의 콘텐츠는 생각보다 다양하거나 많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별도의 매니저(비즈니스 블로그에서는 이들을 셀파라고 부르죠.. ^^) 없이 그저 직원들이 부가적인 업무로 추진해온 것이 아닌가라고 판단됩니다.
첨단 제품의 출시부터 함께 성장하고 있는 와카마루 블로그도 비즈니스 블로그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되는군요. (참고로 와카마루는 100대 한정 생산/판매이며 대당 가격은 157만 5천엔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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