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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Info./Brains

태터앤컴퍼니(TNC)의 구글 인수를 보면서


추석 연휴 직전 날아든 메일을 뉴질랜드에 와서야 확인했습니다. 예전부터 태터앤컴퍼티와 구글이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 한국이든 미국이든 벤처기업이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 일입니다. 국내같이 모든 산업구조에서 이미 서열화가 갖추어진 곳에서는 더욱 벤처기업이 힘들기 마련이죠.


그런 의미에서 사업적 영속성을 가져갈 수만 있다면 재정적으로 튼튼한 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벤처기업의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태터앤컴퍼니의 구글 인수는 적극적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몇 년 이상 어렵게 자리를 지키고 조금씩 성장해온 태터앤컴퍼니의 경영진과 핵심 개발인력에는 큰 힘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글만큼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한 곳이 국내 기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고 또한, 구글의 기업 철학이 오픈소스에 기반하고 있기에 태터앤컴퍼니와 함께 새로운 블로그 플랫폼의 설계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볼 때 구글이나 태터앤컴퍼니에게나 모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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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블로그 독립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태터앤컴퍼니

이번 인수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태터앤컴퍼니는 분명히 서비스가 아닌 개발조직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은 태터앤컴퍼니를 서비스 조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저는 처음부터 개발조직이라는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개발력이 사람들과 접촉하게 된 것은 대부분 서비스였기에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철저히 준비된 이벤트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구글도 국내에서의 R&D 강화를 통해 로컬화 되는 구글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고 태터앤컴퍼니는 그런 구글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재미있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던져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구글의 태터앤컴퍼니에 대한 인수 의사는 작년 말부터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줄다리기도 분명히 있었을테지요. 봄 무렵에는 어느 정도 인수가 가시화 되었고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하나 둘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태터앤미디어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조직도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느 날 문득 인수가 된 것이 아니라 최소 6개월 이상 철저하게 준비된 이벤트인 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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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글을 쓰니 뉴질랜드 구글로 이동 링크가 뜨는군요.. ^^

예전에 네이버가 첫눈을 인수했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 첫눈의 첫 자도 인터넷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죠. 이런 경우는 인수라기 보다는 인수해체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 아닐까 싶군요. 첫눈의 케이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수라는 단어 다음에 붙는 단어가 사실은 중요합니다.(물론, 네이버의 제로보드 인수는 조금 긍정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수 후 과연 발전? 해체? 무시? ... 아이러니하게도 노정석 태터앤미디어 공동대표는 첫눈에도 잠깐 있었는데 이번 인수에서는 뒤에 어떤 단어가 붙을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겠죠. ^^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구글은 네이버 같은 결정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아마 더 발전적으로 인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판단되며 구글 서비스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 플랫폼을 내놓을 가능성도 크죠. 이미 일본에는 많이 등장했지만, 국내에는 유독 구글 서비스와의 다양한 결합이 부족한 것은 사실 기술력만은 아니기에 구글의 새로운 식구가 된 태터가 어떤 아이디어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가 저는 더욱 궁금합니다. ^^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아마도 블로그에만 한정된 것은 아닐 수도 있고 구글 서비스 전반에 걸친 활약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사실 한국의 인터넷은 구글이 있든 없든 또 어떤 기업 하나에 의존해 굴러가는 것은 아니기에 사실 이번 사건의 파괴력은 엄청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벤처기업을 혹은 기술기업을 이끌어가는 우리들의 젊은 피들은 무언가 하나 새로운 길을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국내의 대형 인터넷 기업들도 스스로 몸집 불리기만 하지만고 이렇게 벤처를 지원하고 혹은 인수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