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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Contents LAB/Social Media MKT

기업 블로그, 스팸 블로그의 오명을 벗어라


블로그의 영향력이 점점 증가하면서 이제 온라인 마케팅을 말할 때 블로그를 빼놓지 않고 얘기하게 됐다. 블로그는 그 효과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운영에 대한 충분한 계획 없이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심지어 온라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블로그를 서비스(!)로 끼워주겠다고 말하는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분명히 블로그는 특별한 기술적 솔루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 정확히 말하면 이미 기술적인 솔루션은 충분히 무료로 쓸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있으므로 -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콘텐츠를 자유롭게 등록하고 편집할 수 있으며 거기에 데이터베이스처럼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가 갖춰져 있으므로 무엇이든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으로 구성된 콘텐츠만 만들어 올리면 된다. 거기에 댓글과 트랙백이라는 기능을 통해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니 이 정도면 간단한 커뮤니티로도 활용 가능하다.

블로그의 이런 특성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블로그 하나를 만들어 놓고 블로그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기업들이 종종 눈에 띈다. 기업 홍보는 물론 이벤트 프로모션 진행, 커뮤니티 활동까지 블로그에서 소화하려는 것이다. 물론 블로그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게시판과 같은 일부 기능을 외부 시스템과 연결해 사용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투자 비용 대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블로그는 콘텐츠를 배포하는 툴이다. 콘텐츠를 배포하고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독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정작 콘텐츠나 정보를 배포하는 일은 치워 놓고 이벤트에 치중하면서 댓글 모으기에 열중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마치 많은 댓글이 블로그의 성공인 것처럼 말이다. 물론 수치로 결과를 내야 하는 마케팅 액션의 일환이다 보니 담당자들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할 만 하지만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기업 블로그에는 정보는 없고 일회성 이벤트 홍보물이 넘쳐나고 오프라인 브로셔를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자 블로그를 찾은 네티즌들은 제목에 낚여 별 정보도 없는 이벤트에 실망하고 부실한 정보에 짜증내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면서 자연스레 기업 블로그 = 스팸 블로그라는 인식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조용히 오픈한 기업 블로그 SKTSTORY.COM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대기업이 블로그를 오픈하고 나면 시끄럽게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관레인데, SKTSTORY.COM은 시끄러운 이벤트 대신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을 매개로 한 정보 위주의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으며 HR 정보나 사회 공헌 활동 정보 등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해 네티즌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취업 시즌을 맞아 SK텔레콤의 채용 정책에 대해 담당자매니저가 동영상으로 직접 설명하는 콘텐츠는 포탈 사이트에 노출되면서 하루 수 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잘못 알려진 기업의 HR 정책에 대해 대외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요란한 이벤트 대신 기업의 얘기를 잔잔히 풀어내는 sktstory.com

홈페이지는 홈페이지대로, 카페는 카페대로, 블로그는 블로그대로 저마다 장점이 있고 특성이 있는 법이다. 화려하게 기업을 소개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주려면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좋고 소비자들을 모아 놓고 프로모션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려면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맞다. 반면 블로그는 기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잔잔하게 때론 강력하게 설명하면서 기업의 의사를 밝힐 수 있고, 이런 정보들이 오랜 시간 동안 검색 엔진을 통해 관련 키워드를 유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블로그의 특성을 무시하고, 정보를 노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해서 이벤트나 일회성 광고 정보를 발행하는데 집중한다면, 그 블로그는 스팸 블로그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틀림없이 그 블로그를 외면하게 될 것이다. / 레이

* 이 기사는 월간 IM 2008년 11월호에 투고된 기사의 원본입니다. 잡지에 실린 내용은 편집 사정 상 기사 원문과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