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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Contents LAB/Social Media MKT

소비자와 공감하는 콘텐츠 만들기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 중에 가장 힘든 것은 누가 뭐래도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아무 콘텐츠나 올리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보도자료 올리고, 브로셔 발췌하고, 매뉴얼 가져다 올리면 된다. 하지만 고객과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정작 올라가는 콘텐츠는 죄다 기업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이른바 일방통행형 콘텐츠라면 과연 그 기업 블로그의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던져봐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기업 블로그는 일방통행형 콘텐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콘텐츠를 만들 방법을 알지 못하니 기업 블로그 만들어 놓고 보도자료 올리는데 열심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자연스레 기업 블로그는 재미없고, 딱딱한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스팸 블로그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게 된다. 여기에 방문객 모은다고 일회성 이벤트를 날리는데 열심이다 보면 정작 블로그를 왜 만들었는지 그 본질을 잊게 된다. 어쨌든 방문자 카운트는 올라가니까, 실적은 그걸로 집계하면 된다.

기업 블로그를 운영할 때 몇 번씩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왜 기업 블로그를 만들었느냐 하는 것이다. 기업 블로그의 목적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목적이야 대동소이할 수 있겠지만 그 수단은 단 하나, 바로 콘텐츠다.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업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블로그를 만든 원래의 목적을 이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만드는 원칙은 하나다. 소비자들이 이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까? 소비자들이 이 콘텐츠를 읽고 싶어할까? 소비자들이 우리 블로그에서 읽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일까?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 두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필요한 소비자들이 검색을 통해 찾아갈 수 있을까?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기업이 하고 싶은 얘기를 은근히 집어 넣는 것, 이것이야 말로 콘텐츠를 만드는 고급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기업 블로그가 늘어나면서 생긴 새로운 현상 중 하나가 소비자들이 궁금한 점이나 고객 불만을 블로그에 직접 얘기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질문이나 불만이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올라오면 사실 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블로그 운영진은 고객지원이나 기술부서가 아닌 탓에 이러한 문제에 바로 대응할 수 없고, 과연 블로그에서 이걸 대응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은 대부분 감정이 상해 있는 상태이므로 댓글이 고울 수가 없는 데다가 일부 소비자들은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 대응하기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블로그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일부 기술적인 질문이나 불만을 처리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블로그 콘텐츠로 직접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제품에 대해 고객이 질문했다면 그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블로그 콘텐츠로 구성해 올리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댓글로 받는 것보다 더 자세한 답변을 받을 수 있고 기업 블로그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한편, 특별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남겨두어 향후 검색에 노출될 수 있는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엑스캔버스 블로그는 일부 고객 질문에 대해 Q&A 형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해 눈길을 끈다. 엑스캔버스에 내장된 USB 포트는 무슨 용도로 쓰나, CF나 SD 같은 메모리를 엑스캔버스에 연결할 수 있나 같은, 매뉴얼에서는 소개하지 않는 기능들에 대한 설명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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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비자의 댓글이나 불만에 100% 이 방법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것과 그에 대한 답변을 담은 블로그 콘텐츠는 소비자와 공감하는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검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찾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이런 정보들이 먼저 노출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대응을 줄이고, 블로그 방문을 유도하는 등 생각지도 않은 부수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어떤 관계든 하루 아침에 생성되는 것은 없다.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 레이

* 이 원고는 월간 IM 12월호에 투고된 기사의 원본입니다. 잡지에 실린 내용은 한정된 지면 때문에 원본과 달리 편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