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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Contents LAB/Case Study

메이지대학교 ‘블로그기업론’ 블로그

메이지대학교 '블로그 기업론' 강의 블로그
http://blog.canpan.info/meiji_venture/

비즈니스 블로그 즉 기업의 블로그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먼저 탐지한 곳은 일본이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 계열의 신문과 잡지 그리고 도서들 중에는 아직도 참고할만한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블로그 부분에서 일본은 비즈니스적인 생명력을 경제적 동물다운 감각으로 느낀 것일까? 대한민국이 미니홈피라는 망령에 빠져 악플과 가십만을 양산해내는 동안 일본은 참으로 경제적인 동물답게 그 속에서 경제적인 이치를 찾아내고 개념화 시키고 그리고 그것을 이제는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수준에까지 와 있다는 것이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언제까지 일본은 인터넷에서는 우리보다 뒤졌다고 자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일본의 많은 프로 블로거들 가운데 내가 가장 만나보고 이야기해보고 싶은 분이 바로 쿠메 노부유키(
久米 信行)라는 분이다. 니케이(일본경제신문을 줄여서 부른 말) 계열의 IT관련 전문지에 블로그와 관련한 컬럼을 2년간 이어오고 있다. 아직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가 나에게 일깨워준 기업과 블로그의 4차원적인 함수관계는 실로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개념이었다. 그런 그가 대학에서도 강의를 한다. 그것도 블로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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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의 메이지대학교 상학부(경영학부)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코스'에서 1학기에는 '벤처 비즈니스론'을 2학기에는 '기업 플래닝론'을 담당하고 있다. 1학기 강의의 중심은 '블로그 기업론'이라고 한다. 작년에 이어 2번째 강의가 되는데 작년의 첫 번째 강의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제대로 튜닝 했다고 한다. 강의는 수강생 한 명이 하나의 '기업 블로그'를 기획, 운영하는 것이다.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국내 대학에도 이런 과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기업의 경영자가 될지 모르는 인재들에게 '블로그'에 대한 개념과 운영 노하우까지를 가르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더구나 작년의 첫 강의에서 문제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선 실습 후 이론'으로 바꾼 커리큘럼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 강의는 절대 만만치 않다. 작년에는 60명이 수강 신청을 했으나 실습까지 다 마친 학생은 10명이 안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 만큼 처음에는 기업인으로써 블로그를 다루는데 너무 어설픈 강의였던 것. 이 문제를 최대한 커버하기 위해 강의 내용도 손을 보고 전파 방식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러한 강의 내용의 전파도구로 사용된 것이 바로 '블로그 기업론'이라는 강의 블로그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형이며, 강의 자료가 PDF 형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강의의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어 정말 친절한 교수님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렇게 자신의 강의 내용을 공개하기 힘들어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그의 용기에서 블로그에 대한 전문성에서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기업에게 있어 블로그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아니다. 이것은 고객을 위해 성심 성의껏 써 내려가는 편지이다. 이 강의에서의 핵심도 결국은 기획과 내용에 있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기업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 이 모든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것이 프로세스나 기술로 커버 가능한 일인가? 쿠메 노부유키는 학생들에게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다. 즉, 고기를 먹는 방법이 아닌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강의가 시작되면 모든 학생들은 강의와 관련한 자신의 블로그를 오픈 하게 되며 강의 내내 그 블로그를 키워가며 배우고 익히며 결국 그것을 현실에 적용해보는 실천적인 기업 블로거의 모든 것을 배운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강의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서포터라는 것이 있었다. 일본식 표현으로 '사회인 서포터'라고 하던데 이것은 현업에 있는 기업인이 함께 강의를 들으면서 현실적인 질문이나 문제점들은 강사가 미쳐 파악하지 못하거나 틀렸을 경우 그것을 바로잡아주고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교육에 대한 투자의 규모가 한국과는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도 기업 블로그에 대해 한국적인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정립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 큰 산에 작은 언저리로 '비즈니스 블로그 팩토리'가 기여할 수만 있다면 그만한 영광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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